양자 역학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분들은 이중 슬릿 실험 역시 들어보셨을 겁니다. 빛의 양자적 성질에 대해서 입증한 실험인데요. 그렇다면 빛을 넘어서서 다른 물질의 경우에는 어떠한 성질을 가지는지 함께 생각해 보겠습니다.
물질파 : 과연 빛만 양자(quantum)적 성질을 가지는 것일까
지난번 이중 슬릿 실험을 통해 빛은 '입자' 성질도 가지고, '파동' 성질도 가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빛의 이중성) 그리고 그러한 성질을 가진 물질들을 '양자(quantum)'이라고 부르기로 했습니다.
2023.04.10 - [우주] - 양자 역학 / 이중 슬릿 실험
양자 역학 / 이중 슬릿 실험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이후에 가장 논란이 많은 물리학 이론이 바로 양자 역학입니다. 양자 역학은 이해하기 어렵기로 유명한데요, 이중 슬릿 실험을 통해 양자 역학의 기본 개념을 살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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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렇다면 과연 빛만 양자적 성질을 가지는 걸까요. 우리주변의 모든 물체는 입자일까요?
이런 의문을 가진 물리학자들은 양자 역학에 대해서 연구를 계속해 나갑니다.
당시 빛이 이중성을 가진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전자 역시 입자의 성질과 함께 파동의 성질도 가진다는 것은 알려져 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덴마크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닐스 보어(1885-1962)는, 빛의 이중성 이론을 원자모형에 적용했습니다. 태양 주변을 행성들이 돌고 있는 것처럼, 원자핵을 중심으로 그 주변을 전자가 궤도를 그리며 돌고 있고, 정해진 궤도에서 벗어나면 빛을 흡수하거나 방출한다는 이론입니다.
▶물질파(Matter wave)의 등장
이후, 프랑스의 루이 드브로이(1892-1987)는 전자도 파동의 성질을 가진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이중 슬릿 실험을 통해 전자기파(EM)가 파동인 줄 알았다가, 알고보니 다시 입자 이기도 했는데, 거꾸로 입자였던 것이 알고 보니 파동일 수는 없는 걸까.
그 물음에 답하는 과정에서 루이 드브로이는 전자도 빛처럼 입자이기도 하고 파동이기도 하다는 것을 제안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드브로이의 물질파(Matter wave)입니다. 이 개념으로 그는 1929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았고, 이후 물질파 개념은 다른 물리학자들의 실험에 의해 증명되었습니다.
결국, 입자라고 알고 있던 전자 역시도, 파동의 성질을 가진다는 것이 밝혀진 것입니다.
이 물질파의 등장으로 세상은 엄청난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빛이나 전자 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물질을 쪼가르고 쪼갈랐을때 생기는 가장 작은 물질 자체가, 바로 입자인 동시에 파동일 수도 있다는 결론에 다르기 때문입니다.
즉, '이 세상은 양자로 이루어져 있다.' 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코펜하겐 해석 : 양자역학에 대한 물리학자들의 의견
이 세상 자체가 모두 양자로 이루어져 있다는 결론에 기존 물리학자들은 난리가 났습니다.
빛과 전자는 확실히 서로 다른 물질 이긴 한데, 둘 다 파동과 입자의 이중성을 가지죠. 그럼 용어부터가 벌써 정리가 안됩니다.
그래서 물리학자들은, 그 전에 빛에 대해서만 양자라고 부른 것에서 벗어나서, 파동과 입자의 이중성을 가지는 것들은 다 '양자(quantum)'이라고 부르기로 하고, 대신 빛은 '광자(photon)'이라고 부르기로 했습니다. 전자는 그대로 '전자(electron)'라 부르기로 했고요.
용어는 정리했지만 여전히 미스터리는 남습니다.
파동=연속하는 성질
입자=불연속하는 성질
이 두 가지가 어떻게 동시에 물질에 존재할 수 있는 걸까요.
마치, 머리 둘 달린 뱀을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몸은 하난데 머리가 둘인 것처럼요.
그래서 당시 유명했던 물리학자들이 코펜하겐에 모여 솔베이 회이를 하게 됩니다. (솔베이는 당시 과학자들을 지원해 준 회사 이름입니다.)
코펜하겐 해석에서 나온 의견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양자는 파동의 성질을 가지기 때문에 파동함수로 표현될수 있다. 다만, 파동의 흐름 속에서 양자가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짚어낼 수는 없고, 언제 어디에 어느 속도로 있는지는 확률적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2) 파동의 성질과 입자의 성질을 동시에 가지지는 않는다. 둘중 하나를 선택해서 어떨 때는 입자로 행동하고, 어떨 때는 파동으로 행동한다. 확정되어 있지 않을 때는 여러 상태가 미래의 가능성으로 서로 중첩되어 있다.
3) 확정되어 있지 않을때는 여러 가능성이 중첩되어 있다가, 관찰자가 측정/관측하게 될 때 바로 둘 중의 하나로 확정되어 나타나게 된다.
4) 양자의 위치와 속도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다.
이 코펜하겐 해석에 따르면, 세상은 양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양자는 무한한 가능성이 중첩되어 있는 상태로 있다가, 관찰자에 의해 '측정'되기 전까지는 그 무엇도 아직 실제 존재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저는 여기서, 이 시 구절이 생각 나더군요.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 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히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김춘수 '꽃'-
완전 양자 역학의 본질을 온전히 나타내고 있는 시가 아닐까 합니다. 양자 역학에서 관찰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 시에서 알 수 있습니다.
결론
오늘도 역시 결론 부분은 위의 긴 설명에서 빨간색 하이라이트만 따로 떼어와서 정리해 보겠습니다.
1. '이 세상은 양자로 이루어져 있다.'
2. '세상은 양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양자는 무한한 가능성이 중첩되어 있는 상태로 있다가, 관찰자에 의해 '측정'되기 전까지는 그 무엇도 아직 실제 존재하지는 않는다'
어떻습니까 여러분. 결국 세상을 바라보는 관찰자인 여러분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양자역학에 따르면 세상은 여러 가지 불확실한 가능성으로 중첩되어 있고,
여러분(관찰자)이 관측하는 순간 불확실한 상태에서 확실한 현실세계가 창조됩니다.
여러분이 바로 여러분의 세상을 창조할 수 있는 '관찰자'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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